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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투자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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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빌리 조 2021. 10. 1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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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글은 2020년 6월 28일 'JD부자연구소' 다음카페에 처음 올린 글입니다.
은퇴 얘기를 하다보니 왜 투자하는가 설명을 해야해서 쓰게된 글이였죠.
저도 1년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Enter:

Photo by Zac Porter on Unsplash



일론 머스크는 어렷을때 

공상과학 소설을 읽으며 

우주 탐사를 꿈꾸었고...


전 어렷을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할머니 밑에서 크면서 

할머니가 살아온 얘기를 들으며

나라가 있어야 하고 강해야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TV를 볼때 옆에서 할머니는 화투를 치시면서 

혼잣말 비슷하게 본인 얘기를 들려주셨죠.

그럼 전 옆에서 레고를 하면서 

할머니 얘기를 듣고 

제 동생은 옆에서 그림을 그리며

개인이 직접 겪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들었습니다...



위안부 안 끌려가기 위해서 

17살 나이에 할아버지랑 결혼하시고, 

신혼때 할아버지는 징용되서 일본에 끌려가신 얘기...

6.25 동란 중 큰아버지를 출산하신 얘기...

피난갔다가 고향 경남 창녕에 돌아오니 

미군과 북한군 시체에 개판이 되어있던 밭을 본 얘기...

그와중에 할머니 삼촌 분께서 미군이 남기고간 

캔에 든 계란을 먹으면서 행복했다고 웃으시면서 담담히 얘기하시는 모습...

전쟁이후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젓이 안나와 

작은아버지는 다른 삼촌들에 비해서 키가 작은 이유...

할머니께서 그때 자기 아들을 못먹여서 미안하시다고...

그렇게 지금은 구순이 넘으셔서 

귀도 안들리시고 아직 한글도 모르시지만 

누구보다도 저에게 있어서는 노벨상 받은 교수님들보다도 

더한 영향력을 주신분은 없는거 같습니다.



어렷을때 그런 얘기를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고. 

"난 왜 투자를 하는가?"를 쓰다 보니 어렸을때로 돌아가더군요...

투자 관련된 카페에 자소서 쓰는 것도 아니고 죄송합니다.



주말에는 장도 안열리니 다들 심심하신거 같고

결혼이라든지 은퇴 같은 원초적인 질문들을 묻는 글들을 많이 봐온거 같습니다…

저번주말에 한 회원님께서 썻던

'자산이 얼마 정도 되야 되나?' 라는 글을 읽고 

제 생각을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그에 앞선 얘기를 하려 하니 

"난 왜 투자를 하는가?"에 대한 답을 해야하는 거 같더군요.



주말 같이 시간이 날때 

각 자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난 왜 투자를 하나?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돈에 구속 받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을때

내가 하고 싶은 곳에서 하기 위해서...


왜? 삶은 한 순간이기 땜에...언젠가 나 역시 이곳에서 떠나야하기 때문에.



정말 고대 철학을 읽다보면 

그때 사람들이나 지금이나 다른바가 없는거 같습니다.

대부분의 선비가아닌 우린 그저 배따시고 등따시면 그만인데...

그보다도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특히 이렇게 투자 관련된 

어떻게 보면 지루한 토픽을 다루는 카페에 모여서

서로 서로 투자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나름의 인생의 포부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전 요즘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투자의 대가들이 왜 철학, 심리학, 과학, 그리고 역사 같은 투자와 전혀 관련 없는

책들을 많이 읽는지 이해할 수 가 있더라구요...

특히 (2020년) 3월에 마켓이 휘청거리면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많은 반성과 귀감이 되었고...

지금 역시 폭풍우가 치는 바다 한가운데를 항해하고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그 혼돈의 카오스(chaos) 가운데 

철학이라는 학문이 제게 있어서는 

이런 폭풍이 치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중심을 잃지 않게 만든거 같습니다.

저는 철학을 '자기 스스로 철이 들게끔 하는 학문'이다. 

이렇게 전 정의 합니다.

저는 제가  알아서 정의 내리는 일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해야 제가 이해하고 저의 삶에 접목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 때 철학을 조금 공부 했었을때 힘들었던 점은 

제가 내리는 정의가 교수님들이나 박사학위생들의 

말을 너무 쉽게 해석하고 제 것으로 만들려고 하던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너무 너의 주장이 쎄다...이런 난해한걸 어떻게 그런 식으로 쉽게 정의하니?"

이런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국 대학교는 에세이도 많이쓰고 토론도 하다보니깐 그렇습니다.


참고로, 저는 인지과학 (Cognitive Science) 전공했습니다. 철학은 제가 관심이 있어서 수강했고요. 

이과생이여서 과학처럼 딱 정의를 못내릴때 '공돌이'가 되버리더라구요 ㅎㅎ



특히 제 성향상 할 말은 해야하는 성격이라서 

'붕 떠있는...' 선비 같은 얘기를 하면 다시 쉽게 설명해달라고 계속 요구합니다.

그래도 똑같이 '10선비'같은 얘기를 하면 

짜증나서 저는 제 꼴리는대로 에세이를 썻습니다...

그런 저를 귀찮았는지 그래도 B는 주더군요 ㅎㅎ



다른 학생들이 학점땜에

"교수님이 뭘 원할까?"그러면서 글을 쓸 때 

저는 학점은 신경 안쓰고 제가 알아서 좋아서 공부 하다보니깐 

희한하게 저 스스로 철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대학교육의 목적이...전인교육...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

즉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을 만드는것이 아닌가 생각 되는데...

미국의 그것도 나름 명문대에서도 

한국처럼 채점이 쉽다는 이유로 

주입식 또는 그냥 '남이 생각한 걸 빌려쓰는 그런 일'을 하는게 

저의 성격과 교육철학에 너무 맞지 않았습니다...

학부생이 뭘 알겠나만...

석박사 그리고 교수님들의 탁상공론이…

한국 최전방에서 군생활하고 돌아온 저에게 

학문만 하시는 분들을 볼 때

연애 한번 안해본 모쏠이 "연애는 이렇게 하는거야~" 하는거 같았죠...



소크라테스 역시 군생활을 하고 돌아와서 철학자가 되었다고 하니

그냥 제 꼴리는대로 학교 공부는 직장인처럼 

아침 9시부터 5시까지만 하고


그 외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다녔죠..

스토아 철학, 무게 운동, 명상, 코딩, 스타트업, 심리학, 전쟁사, 제태크, 주짓수...

그냥 꼴리는대로 공부하고 끄적이고, 

배운걸 어떻게든 써먹기 위해서 발버둥 쳤습니다. 

학교 동아리도 가입해서 친구들도 사귀고 

총무 및 기타 리더쉽 자리에서 동아리 재정 및 펀드레이징도 하면서 

같은 학부생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려고 노력도 하고요. 

(지금 여친도 동아리 활동하면서 만났네요)


미국은 징병제 나라가 아니라서 저 같은 군대 갔다온 친구들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한국군 갔다와서 뭘 배웠냐 하시겠지만...

제게 있어서 2년 동안의 군생활은 많은걸 경험했고...

감히 4년제 대학교보다도 인생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우고 왔죠...



입대하기 전 읽은 책 중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라는 책을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죠.

다시 상병말 즈음에 읽었을때는 그렇게 큰 감명을 못 받았지만...당시엔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군대에서는 제가 어렷을때 부터 좋아했던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책을 한 대여섯번은 봤던거 같네요.

특히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하고 주인공 산티아고가 

"모든 걸 잃은 자가 될것인가...아님 모험을 떠난 모험가가 될 것인가?" 

이 질문을 저 스스로 군대에서 많이 물어봤습니다.

 

전 부산사람인데 서부전선(김포/강화)에서 근무 했었습니다. 좀 색달랐습니다. 

경기도 일산에 어렷을때 몇 년 산 적은 있었지만 

성인이 되고 다시 돌아오니 이상했었죠...

그리고 한국도 고등학생때 떠난지 오랫만에와서 적응이 안되는 것도 있었고요...

90년대생들은 반공교육을 따로 받은 적이 없기 땜에 

북한이라는 곳을 다른 나라 얘기인 줄 알았는데 

2년 내내 초소에서 그들을 보다보니 같은 한국인으로서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추워서 불에 들러 싸여서 모닥불은 낭만적인게 아니라 가난하니깐 저러는 모습을 보면서 충격...

그들이 축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 또 우리랑 다를바가 없구나 생각도 들고...

김일성 생일에 다들 운동장에 모여서 뭔 축제같은 걸 여는걸 보고...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꼭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을 해보고 싶다. 

특히 북한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죠...



나심 탈레브가 이런 말을 했었죠.

"To become a philosopher king, start with being a king, not being a philosopher"

철인왕이 되고 싶으면, 철학자말고 일단 왕이 먼저 되라.


21세기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남들이 뭐라든 돈 많은게 왕이라 생각합니다.


부패한 공직자들을 보세요. 

처음에는 다들 선한 일을 하고 싶어서 그 일을 선택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직자 생활은 돈이 안벌립니다... 

그러다보니 나보다도 공부 못하던 철수라는 애가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버니깐 

'자본주의 썩어 빠졌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공직자로서 옳지 못한 행동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돈 돈 돈...다들 돈이 없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제가 사는 미국 서부에서는 

좌파/민주당성향이 강해서 트럼프 욕이란 욕은 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돈이 많으면 남한테 돈 안받아도 되고 

기부를 따로 안 받아도 되서 자기 할 말 다하는 걸 보면...

왜 쭈욱 정치해오신 분들이 화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트럼프 지지자도 아니고 반대자도 아닙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 왕이 먼저 되고 정치를 하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이건 21세기 뿐만 아니라 고대 시대만 봐도 같습니다.

플라톤 역시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밥먹을 걱정없이 철학을 파고 들었고...

마르쿠스 로마 현제 역시 황제이다보니 

그런 철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맹자 선생님께서도...

"선비와 달리 일반 백성은 배따시고 등따신게 좋습니다...

그들에게 법을 강화시켜서 집행하신다면 

그물을 쳐놓고 물고기를 잡는거와 뭐가 다르겠습니까?"라는 말도 있고요... 

(맹자의 항산(恒産)과 항심(恒心))


동양 철학은 제가 한국 중학교 시절 한문시간에 배운것과 

미국대학교에서 영어로 다시 배웠기에 좀 다를수도 있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원래 공직자가 되고 싶었으나 그런 철학적인 사고를 하다보니 

오히려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제태크에 빠지다 보니깐 

금융지식이 너무 부족한 한국의 현실이 암담해 지더군요... 

최근에 일어난 라임사태 같은 문제는 

잭 보글 그리고 콜린스 아재만 알아도 안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왜 우린 노르웨이 같은 국부펀드를 못 만드나?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제가 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이유는 돈도 돈이지만...

돈을 버는 궁극적 목표는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일을 하고 내가 일어나고 싶을때 일어나고...

어떤 분들은 이런 삶을 은퇴라고 하기도 하고요.


여기서 은퇴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봅니다.


앞서 말씀드린 <책은 도끼다>의 박웅현 작가 처럼 

말의 근본을 파고 들어가면서 

그 뜻을 재해석하는 걸 좋아합니다.



국어로는 은퇴...

한자로는 숨을 (은) 그리고 물러날 (퇴)

영어로는 retirement 

불어에서 파생된 단어로  re (영어로는 back; 돌아가다) + tirer (영어로는 draw; 이동하다)

16세기 중기 불어에서 영어로 들어온거 같은데...

국어의 은퇴라는 뜻과 별로 다른의미가 없는거 같습니다.



그러나 re 다시 돌아가다 그리고 draw 이동하다...

다시 나로 돌아가는게 영어 retirement가 아닐까요?



아님 이런식으로 해석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Re (다시) + tire (타이어) = 다시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시기…

 

예...제가 생각하는 은퇴 (retirement)란 다시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것. 

즉 '다시 나다워 지는 것' 이라고 정의합니다.

 

미국 친구 할아버지 중에 

80 넘으신 엔지니어로 은퇴하신 

할아버지가 계시는데 

잘 움직이지도 못하시는데 

젊었을때 배우고 싶은 '모네의 인상파 작품' 을 배우시면서 

그리는 모습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어렷을때 할머니 밑에서 커서 그런지 

나이드신 분들로 부터 많이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고전을 많이 읽고 그런거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타이어를 간다면 난 어떻게 살아갈것인가? 

이거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와서…

 

타이어가 여행하다가 펑크나서 다시 바꿔야 할 수 도 있고

타이어를 교체할 시기가 와서 다시 바꿔야 할 수 도있고

타이어를 그냥 새로 바꾸고 싶어서 바꿀수도 있죠..



Re-tire ==> Re-try

르네상스 ==> Renessaiance (Re-birth)



다시 태어나다...다시 '나'다워 지다.



은퇴라는 것은 어디에 은둔하는 것이아닌

비로서 나다워 질때 진정한 '은퇴' (retire)가 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노자왈,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 나다워 질때 비로서 도를 행한다…

 

너발 라비칸트 Don't compete. Being specialized in being you… (경쟁하지마라. 당신다워지는데 집중하라)

 


글쓰기란 이런 흩어져있는 

고대,현대 지식들을 한되 모아 

내 걸로 소화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을 남들과 공유함으로서 

그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지금의 임무라고 생각하고요.



원래 글은 이게 아니고 

'순자산은 얼마정도 있어야 하나요?'인데...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할 거 같아...

참고하시라는 의미에서

저의 생각의 과정을 쭈욱~ 써봤습니다.



이미 순자산에대해서 써 놓은글이 있는데 

그때는 좀 난해하고 개인적인 질문보다 

좀 더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커피와 함께 

머리에 있는 내용을 

글로 써보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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