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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제1원칙

Personal Finance/Bitcoin

by 빌리 조 2021. 8. 1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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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 말을 믿고 계란 (종잣돈)을 분산투자하죠.

분산투자를 해서 얻는 이득은 “하나가 망해도 아직 여러 계란이 남았기에 괜찮을 수 있다”는 투자논리입니다. 그와 반대로 대부분의 시스템은 중앙화된 ‘계란 하나’ 시스템이죠.

'Single Point of Failure' (SPOF - 단일 장애점)이라는게 있습니다. 다른 말로 뭐냐면 '키맨(Key Man)리스크'를 말합니다. 외부의 압력에 의해 누군가 한 명 (또는 소수의 사람) 아님 한 기관을 물고문하면 모든 것이 없어질 수 있는 리스크 입니다.

농경사회 이후 본인의 농작물을 보호해 줄 중앙화된 사회에서만 살 수 밖에 없던 인류의 자손들은 '탈중앙화'라는 것이 이상합니다."누가 내 재산을 보호해준다는 말인가?" 비트코인을 만든 익명의 프로그래머, 사토시 나카모토가 이 해결책을 내주었습니다.

사토시는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아무도 믿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만들자"가 골자입니다.

약간 말장난 식으로 들릴 수 있는 이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 철학의 대부분이 들어가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믿을 사람이 없다니 그게 뭔 말인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우린 사람에 의해 의지되는 시스템에 살고있습니다. 다행히 선진화된 사회에서 계약을 중시 여기는 사회를 살아가죠. 이런 신뢰와 계약의 중요성을 기반으로 '사유재산'이라는 것이 굳혀졌습니다. 한국인들이 따로 특별한 DNA가 있어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것 보다 이런 사회프로세스가 제대로 정립됐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구한말에 어떤 외국인은 "조선인은 매우 게으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열심히 해도 나에게 떨어지는 '인센티브 (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나랏님 & 양반 (중앙엘리트)만 먹여살리는데 얻어맞지 않을 정도만 농작을 하기 때문이죠. 사실 이런 노예근성은 그 사람 자체가 게을러서이기 보다는 사회적 인센티브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서라고 봅니다.

북한주민이랑 남한주민이랑 유전적으로 다른점이 있을까요? 거의 없죠. 다만 사회적 시스템이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개인인민에게 이익이 없기땜에 열심히 안할 뿐 입니다.

자유대한민국에 사는 우리 직장인들은 어떤가요? 직장에서 내가 열심히 일해서 성과급이 떨어지는 영업맨들이 아니라면 열심히 해도 연봉상승과는 별개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왜 ‘사장처럼’ 일하라고 할까요? 돈 적게 주고 일 시켜먹을려고 하는거죠. 연봉 1억을 받으면 10억은 벌어줘야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사실 사장처럼 일하기 위해 가장 좋은 인센티브는 '스톡옵션'을 주는거라 생각합니다. 스톡옵션을 주면 내가 그 회사의 직원임에 동시에 '주주'가 되므로서 회사를 투자자 관점으로 보게되고 내가 이 회사에 부속품이지만 잘 기여를 해서 회사가 상장되거나 해서 더 잘 살아 볼 수 있는 나름대로의 큰 상방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땜에 열심히 충성하게 됩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담)

즉 인센티브는 그만큼 중요합니다. 워렌버핏의 파트너 찰리멍거 역시 인센티브를 주무를 수 있으면 절대로 그 자리를 떠나지 말라고 하죠.

그런 중앙엘리트들이 사회적 시스템을 총괄하고 인센티브를 설정합니다. 우린 그 엘리트들이 선의의 경쟁에 의해 차근차근 자리에 오르신 분들도 분명 있지만 또 낙하산으로 들어온 분들도 얼마나 많을까요?

가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중앙엘리트들이라고해서 일반인들과 다른 뭐 신기한 정보가 있는 줄 아십니다. 저의 2년간 전방생활 및 짧은 군장성들과의 통역병생활에기초를 하면 사실 앞에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은 전방에 있는 군인들이지 후방에서 지휘하는 중앙본부는 아니였습니다. (예: 회사 부장님과 일을 직접 담당하는 대리님).

나심탈레브도 삼촌이 레바논 정부에 고위관료였는데 전쟁이 터졌을때 동네 택시기사 만큼 어떻게 전쟁이 흘러갈지만 알았다고 비꼬았습니다. 중앙엘리트들이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더 아는 척을 하는 것은 오케이입니다. 그런데 정말 자기가 특별히 뭘 안다고 하면서 설치면 보통 좋지 않았습니다. 예를들어 현정부의 (자주 바뀌는) 부동산 정책이 그렇습니다. 특히 부동산은 한국에서 민감한 사유재산인데 이것을 건드린 것이죠. 선의의 뜻에 의해 “집이 없으신 분들에게 집이 있음 좋겠다”는 것이 명분이죠. 그러나 레이건 대통령이 말했지 않았나요: "똑똑똑...정부입니다.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러 왔습니다"라는 말이 영어에서 최악이라고.

특정 당이나 정파를 지지하는게 아닙니다. 차라리 모르겠다면 모른다고 시인 할 수 없는 자리에 있으신 분들의 애환도 분명 있을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특별한 지식을 가졌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사회적지위 및 학위가 일반인들의 지적호기심을 죽인다는 것입니다!

지적호기심을 가지려면 지적으로 용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남들이 바보같다고 손가락질 하더라도 배워나가는 용기가 있어야 하기 땜에. (근데 그 바보같다고 하는 사람이 공부잘해서 중앙엘리트가 된 사람이라 생각해보세요…“내가 혹시 틀린게 아니야?” 누구나 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위계질서가 튼튼한 사회일 수 록요.)

즉 사고력보다 상상력이 중요한 이유는 사고력은 현재를 기반으로한 닫힌 사고이고, 상상력은 미래를 기반으로한 열린 사고방식입니다.

열역학 제1의 법칙이 뭡니까? “닫힌 시스템에서 에너지는 새로 만들어지지 않고 만들어진 에너지는 다른 에너지를 바꿀 수 있을 뿐이다”는 법칙이죠. 즉 닫힌 사고를 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보다는 기존의 가치를 다른 걸로 치환할 수 있을 뿐이고, 대부분 정부의 역할은 거기가 끝입니다.

기업은 그런 의미에서 열린사회에서 중요한 존재입니다. 기업의 혁신은 인간의 이기심에 기반하죠. 언뜻 들으면 이기심은 나쁜거다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주입식 교육의 폐해…)

그런데 이건 인문학을 제대로 파고들어가지 않는 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높으신 분들을 인용하자면) 공자선생님도 말씀하셨고, 맹자도, 순자도, 영국의 아담 스미스 선생님도 말씀하셨습니다.

"대부분 인간은 이기적이다. 그리고 이 이기심이 세상을 돌아가게 만든다!"

김밥천국을 갔는데 이모님들이 마음이 좋아서 밥을 해주는걸까요? 아니죠. 본인이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시는 겁니다. 우린 그런 이모님의 이기심을 믿고 맛있는 김밥과 떡라면을 시켜먹습니다. ‘이타심'은 자발적임을 전제로 해야하는데 누가 자발적으로 남한테 떡라면 끓여줄까요? 사회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 본인에게 이익이 있어야만 행동하는 본성을 설명드리는 겁니다. 이런것이 ‘합리적인간’이란 전제의 모태입니다. 합리적 인간이란 “이성적 인간이 아니라 나에게 이익되면 그 행동을 한다”는 전제인데 물론 행동경제학을 통해 꼭 (금전적)이익되지 않아도 행동한다고 하죠. 그러나 이것도 ‘돈’ 말고 다른 이익이 있기땜에 하는 행동입니다. 즉 본인에게 이로우면 인간은 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존재입니다.

이런 저런 인간의 이기심 및 합리성의 바탕이 되어 계약을 중시여기는 문화는 16-17세기 네덜란드에서 꽃 피어나고 영국에 전파되어 19세기-20세기의 큰 인류발전의 산물이 되었습니다. 계약을 중시 여기는 문화는 사실 고차원적 인간사고능력이죠. 계약이라는게 종이쪼가리에 불가하지만 중앙에 있는 (무력을 독점한) 제3자 (i.e 정부)에 의해 이행됩니다.

그런데 마치 고인물이 썩는것 처럼 중앙권력도 세월에 지남에 썩게됩니다. 물도 계속해서 갈아줘야 하는데 세대가 지나도 시스템은 남기에 그렇게 하기힘들죠. (전 자연을 통해 인간이 만들어갈 시스템을 찾는 편인거 같아요.)

이 점을 본 사토시는 비트코인이라는 걸 만들어 고인물 자체를 없앨을 뿐 아니라 물을 가는 것 조차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물도 갈지 않아도 되고 고인물도 없고, 누구나 와서 마실 수 있고, 그럼 '공유지의 비극'이 되는 것이 아닌가?

이것 역시 기존의 틀로 새로운 것을 설명하는 우리들의 모순이죠. 그 이유는 비트코인의 채굴인센티브 시스템을 공부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부는 본인이 직접 해보셨으면 합니다.

Nullius in verba. “아무의 말도 곧이곧대로 믿지말라 (Take nobody's word for it)”는 영국왕립과학원의 모토입니다. 본인이 직접 공부해보고 질문하며 사색에 빠지고 남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나의 통찰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죠. 떠먹여주기만을 원하면 중앙권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자유인이 아닌 노예가 된다는 사실을 영국인들은 아마 알았는지도 모릅니다.

처음에 비트코인에 대한 반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새롭기 때문에. 우리가 특히 한국사는 사람들이 사기를 한두번 당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것이 지적사기라면 어떻게 1조달러 짜리 거인이 되었는지 공부는해야 하지 않을까요? 튤립광풍이라고요? 그것 역시 허구라는 사실도 깊게 파고 들어가봐야한다고 봐요.

인문학이란 '거울'입니다. 남들을 보며 우리를 되돌아 보게 하죠. 반성하게 만들고 지혜를 쌓게 만드는 공부가 인문학이라 생각해요.

세월에 지남에 따라 더욱 깊어져야겠지만 인문학 공부는 이과생들에게도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이과도 기술만 할 줄 알면 한 회사 및 AI의 부속품만 될 운명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공부는 내가 살면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배우고, 연애를 통해서 배우기도 하고, 책을 통해 배울 수 도 있고, 자연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책상에만 앉아서 공부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전합니다.

삶의 지혜와 연륜이 필요한 학문이니 저 역시 앞으로 많은 것을 배워나가는 미래가 기대됩니다!

결론

  •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아무도 믿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만들자”가 비트코인 철학의 핵심
  • 인센티브 시스템 (이익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개인들의 행동이 달라짐 (대부분의 인간은 이기심이라는 본성을 바탕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 엘리트들도 사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모름. 아는 척을 통해 사회혼란 방지도 있지만 본인들의 콧대가 높아서 그런 것도.문제는 그런 콧대땜에 일반인들의 지적호기심을 죽임
  • 인문학이란 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거울'. 남들을 보며 우리를 되돌아 보게함. 인문학은 책상에서만 공부하면 안되고 사회생활도 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배우는 듯. (저의 짧은 경험으로)

P.S) 1학년을 6번 해도 1학년 입니다. 1학년에서 2학년이되고, 2학년에서 3학년이 되는 것이 시간에만 좌지우지된 학창시절 방식이 우리의 성장을 막는것은 아닌가? 또 생각이 드네요.

세상을 통해 투자를 바라보고, 투자를 공부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쌓아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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